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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앵커 기업이 핵심 주체…바이오 클러스터 성공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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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10-16 17:18 조회2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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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산업은 대표적 지식 기반 산업의 하나로, 학문적 기반과의 지리적 근접성이 중요하다. 바이오산업이 정보의 ‘스필오버(spillover) 효과’가 필요한 산업군이기 때문에 지역 내에 대학과 공공 및 민간 연구개발 기관이 존재하는 클러스터가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바이오 기술은 불확실성도 매우 크고 성공 가능성도 크지 않아 위기관리 측면이 중요하므로 연구 단계 기업들 간의 다양한 협력, 지식 교환 및 혁신 네트워크 구축을 가능하게 한다. 바이오산업은 혁신 단계가 다(多)단계로 이루어져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정보와 투입물이 효율적으로 적소에 지원되기 위해서는 연관 산업과 사업 지향적이고 전문적인 서비스가 중요하며 클러스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바이오테크 기업뿐만 아니라 전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변호사, 변리사 등을 포함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벤처 보육을 위한 인큐베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클러스터가 형성되면 규모와 범위의 경제가 생성돼 전문화된 노동 인력과 생산에 필요한 여러 인자가 집적돼 개별 기업의 비용이 감소하고 바이오산업 같은 성장 단계에 있는 산업군은 비용적인 부분에서 편익이 발생할 수 있다. 바이오산업은 학문적 배경 때문에 암묵적 지식이 중요한 산업으로, 구체적인 행위와 직접적인 사회적 접촉을 통한 학습이 매우 중요하므로 클러스터에서의 상호 간 접근 가능성과 용이성은 경쟁력을 위해 필요하다.
 

클러스터 성공의 조건들 

외부 환경 및 입지 조건을 강조하는 연구들은 입지 조건이 클러스터의 조성에 필요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면 클러스터의 조성과 발전은 원활하게 진행되며, 지역의 입지 요소들을 더욱 확대하고 견고히 구축함으로써 클러스터가 발전한다고 보고 있다. 내부 요건을 강조하는 연구들은 외부 조건이 만족된 클러스터의 경우에도 클러스터의 성장 과정이나 성과 창출 과정에서 성공적이지 못한 경우가 존재하며, 클러스터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입지 조건이나 환경 요인 등의 외부 조건 외에도 내부의 역량 및 다양한 자원, 내부의 프로세스 등 내부 요인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클러스터는 외부 환경과 내부 역량·네트워크가 모두 클러스터 형성 및 발전에 적합하도록 조성됐을 때 성장한다. 입지 조건 및 외부 환경 그 자체로 클러스터의 형성이나 발전의 요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 주체 간 상호 연계와 협력을 통해 네트워크가 활성화되고, 이것이 내부 역량으로 구축되며, 그를 바탕으로 클러스터 지역의 자발적 성장 메커니즘이 이루어질 때만 클러스터의 형성과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비전, 클러스터의 브랜드 등 다양한 측면에서 바이오 클러스터의 성공 요인이 꼽힌다.

 

+ 클러스터 입지 요건의 구성 요소들
자료_우리나라 바이오 클러스터의 현황 분석 및 발전 방향 연구, 산업연구원, 2018.12·Padmore & Gibson(1998)

미국의 자생형 바이오 클러스터


미국 내 최대 규모이며 글로벌 바이오 클러스터의 대표 사례로서 바이오테크 앵커 기업을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탄생 및 성장한 바이오 클러스터들을 살펴보자. 미국 보스턴 지역에서의 급격한 제약‧바이오 클러스터 발전은 지자체의 진보적인 유전자 재조합 법률에 기반하고 있으며, 2008년 매사추세츠주는 생명과학법(Life Sciences Act)을 통과시키면서 10년간 매사추세츠주의 생명과학 산업 양성에 10억달러(약 1조2500억원) 투자를 시작하였고 생명과학 이니셔티브(LSI·Life Science Initiative) 공표를 통해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시와 케임브리지시에 넓게 퍼져 있으며, 특히 약 50개의 바이오 기업이 초밀집된 보스턴 켄들 스퀘어(Kendall Square)는 ‘지구에서 가장 혁신적인 1마일 스퀘어’로 알려져있다. 케임브리지시를 포함하면 약200만㎡ 면적의 바이오 클러스터로, 켄들 스퀘어 단독으로는 약 93만㎡ 규모다.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는 첫 번째로 우수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매사추세츠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약 20여 개의 대형 병원과 MIT, 하버드대, 보스턴대 등 유수의 연구‧교육기관이 있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위치한 생명과학 클러스터 및 허브에도 1000여 개 이상의 바이오테크 기업과 연구소, 병원, 대학교 등이 모여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곳은 사전 계획되지 않고 자생적으로 탄생한 클러스터이기 때문에 제약‧바이오처럼 특정 분야에만 집중되지 않고, 제약‧바이오 전 분야 기업들이 입주해 2022년 기준 약 9만3000여 명(바이오 분야)이 고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두 번째는 보스턴 클러스터는 민간이 스스로 운영하되, 지자체 및 연방 정부의 막대한 투자 지원을 통해 협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1978년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주가 공동으로 설립한 바이오젠(Biogen)을 앵커 기업으로 시작해 자생적인 민간 주도로 운영을 하고 현재 지방자치단체, 연방 정부, 민간 기업 및 대학의 협력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매스바이오(MassBio), 매사추세츠 생명과학센터(MLSC), 케임브리지 이노베이션 센터(Cambridge Innovation Center) 등은 기업에 범세계 공유 오피스를 제공하고, 랩센트럴(LabCentral), 제이랩(JLAB) 등의 경우에는 단순히 공유 오피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실제 실험실(wet lab)과 실험 기구 등을 제공해 바이오 분야 창업의 진입 장벽을 최소화하고 있다.


세 번째는 지자체와 지역 커뮤니티가 꾸준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내의 바이오테크 클러스터 발전과 바이오테크 리더십 증진을 위해 매스바이오를 1985년 설립하여 지원하고 있다. 미국의 또 다른 우수 사례로 샌디에이고 바이오 클러스터가 꼽힌다. 학교 중심의 연구를 기반으로 하는데, 캘리포니아 대학 샌디에이고캠퍼스(UCSD)와 ‘CONNECT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UCSD는 1960년대 설립돼 생물공학 및 엔지니어링 공학 분야의 대학원 연구 중심 교육기관으로 우수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1년 경영대학원(Rady School of Management)을 설립해 캠퍼스 내 기업가적 정신을 장려해 스타트업을 통한 기술의 상업화를 강조하고, 사회의 경제적 발전 기여 및 대학의 특허권 소유 같은 시스템의 선순환 구조를 장려했다. 벤처 인큐베이팅 및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학생과 교수, 기업과 협업 및 네트워킹 지원 활동을 수행하고 임상시험, 진단 및 의료 기술, 생물 통계 등의 의료·생물학과 공학 분야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 미국 바이오 경쟁력 키운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자료_구글맵

일본·싱가포르의 정부 주도형 클러스터


일본 고베의료산업도시와 싱가포르의 바이오폴리스는 대표적으로 정부가 주도적으로 계획을 세워서 추진한 정부 주도형 클러스터다. 고베시를 중심으로 민간 기업의 투자로 조성된 클러스터는 현재 359개의 회사가 입주하여 1만1000개가량의 일자리를 창출(연구자 2700명, 의료 종사자 3400명)하고 1532억엔 규모의 지역 경제 효과와 53억엔 규모의 조세 효과를 만들었다. 후생노동성과 문부과학성 등으로 나뉘어 있던 연구개발 예산을 일원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일본의료연구개발기구(AMED)를 발족하고, 신약 등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싱가포르 정부는 일(work)·놀이(play)·생활(live)·학습(learn)의 조화를 강조하는 슬로건 아래 자유로운 연구 활동과 쾌적하고 편리한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정주 여건을 고려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신약 승인 인허가 절차 기간 단축, 배아줄기세포 가이드라인 확립 등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실시해 화이자, 벡톤 디킨슨, 셰링-플라우, 글락소스미스클라인, 존스홉킨스대, 벡스타 등을 유치했다. 바이오메디컬 과학 인력 자문위원회, 바이오메디컬 연구회, 인력청 산하의 ‘콘택트 싱가포르(Contact Singapore)’ 같은 전문 기구를 운영해 해외 연구자 초빙 및 국내 인재의 해외 교육 장려, 해외 선도 연구기관과 인력 교류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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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주도형 클러스터


영국 캐터펄트(catapult)는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민간 비영리 기관이다. 재생의학(Cell Gene Therapy)에 특화된 GMP 시설과 첨단 시설을 구비한 연구센터를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캐터펄트는 독성학, 생물학협회, 화학학회 등 다양한 학회 및 협회와 네트워크도 제공한다. 센터 운영 자원의 다양화를 위해 각종 상업적 활동을 하거나 기업과의 긴밀한 교류도 적극적이다. 재정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외부 수입 비중을 늘리고 있다.


성공 사례가 주는 교훈들


해외의 성공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는 몇 가지 시사점을 준다. 첫째는 민간 주도로 유기적이고 자생적으로 대학, 기업, 투자자 등 간의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성장을 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나 일본 고베 의료산업단지는 정부 주도로 성장해 왔는데, 세계적인 바이오 클러스터로 발전하려면 초기에는 지자체나 중앙정부의 역할을 통해 법률적이고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주는 게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은 민간의 필요에 의해 유기적이면서 자생적으로 발전해 갔다.


둘째는 대학 또는 대학병원과 앵커 기업이 핵심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보스턴은 핵심 주체가 MGH(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이고 1978년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주가 공동으로 설립한 바이오젠이 앵커 기업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다른 사례 역시 대학 또는 병원들이 인력 양성과 연구개발을 통한 창업과 혁신 기술을 선도했다.


셋째는 핵심 시설 인프라와 투자가 연계된 연구개발과 사업화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보스턴의 MGH의 기술 이전 및 상업화 시스템, 매스챌린지(Masschallenge), 랩센트럴(Labcentral), CIC(케임브리지 이노베이션센터) 같은 액셀러레이터를 통한 창업 지원과 샌디에이고의 ‘CONNECT’ 등 산학 협력 프로그램과 같이 민간에서 보다 성과 중심의 결과물을 창출할 수 있도록 투자 연계형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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